2016 부산비엔날레 -Project 2-
2016.09.30(금)
F1963
-Project 2-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
시공을 초월해 네트워크를 가능케 하는 디지털 기술은 전 지구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어버렸고,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해가고 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하나의 앱 속에는 전 세계 10억 인구가 인종, 종교, 국가를 초월하여 네트워크화 되어 있다. 인류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다른 ‘다중의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전통과 현대, 인간과 자연, 동양과 서양, 아날로그와 디지털, 자본과 기술의 혼혈로 만들어진 ‘이 풍요롭고 가난한’ 세상의 끝자락이 혼혈하는 지구이다. 그곳은 자본과 기술로 단순히 환원되어서는 결코 안 되는 인류의 삶이 존재하는 곳이며, 현실과 대립하는 인간의 저항과 탈주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는 이러한 모든 가능성을 논하는 자리이다. 시장의 비효율성과 인간의 비합리성, 시장과 제도에 종속된 미술의 근원적 취약성 등을 모두 성찰하는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자리이다. 벤야민의 절규처럼 문명의 기록은 동시에 야만의 기록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