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티블루 37.2 (37°2 Le Matin)
2016.08.10(수) 12:10~15:14
영화의 전당, 소극장
★★★★☆
조그가 사랑한 까만 단발머리에 시원한 입매가 매력적인 그녀, 베티. 광기어린 사랑이란게 바로 이들을 위한 표현인걸까. 난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영 그들이 나눈 사랑을 경험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겠지만 세상 어딘가에는 이러한 사랑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베티를 동경하는 마음이 베티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가 규정한 속박 속에 갇힌 나에게도 어렴풋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뜨겁게 불타올랐던 베티의 인생은 푸르게 산화해 자취만을 남기고 사라질 수 밖에 없었을테지. 결국 그들의 사랑은 파멸에 이르러 산산조각 나버렸지만 조그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살아 숨쉴테니 외롭지도, 쓸쓸하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