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Vertigo)
2016.08.04(목) 19:05~21:23
CGV 서면, 라이브톡
★★★★☆
영화 초중반 진부한 로맨스가 방해요소라고 생각했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어지는 전개에서 히치콕은 숨겨져 있던 베일을 하나씩 드러낸다. 이에 따라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입력과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담아낼 줄 아는 연출력이 대단했다. '현기증'은 독특한 소재와 더불어 히치콕 특유의 개성과 참신함이 살아있는, 히치콕 최고 작품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수작이었다. 늪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손길을 내밀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늪에 한 발을 들여놓게 된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그들을 구원해줄 동아줄이 존재하지만 공포와 절망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그들이 다다르게 될 종착지는 결국 비극적 최후이다. 상자 안의 상자, 끊임없는 상자 속에서 가장 작은 상자 안의 비밀을 알게 되더라도 그 비밀이 어째서 여기에 위치하게 되었는지 그 경위가 궁금해지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