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2018.03.09(금) 12:40~14:41
★★★☆
초반부 절로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아이들의 영악함에서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스스로의 방관자적 행태에 다시 한 번 실망했다. 우리 모두는 얼마나 자주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눈을 돌려 무지갯빛 환상만을 좇으려 하는 걸까. 어린아이인 무니와 채 어른이 되지 못한 핼리의 행동은 놀랍도록 평행선을 이루었고 이에 따라 그들의 낙원에는 항상 어딘가 모를 불안한 그림자가 뒤따랐다. 상징적인 배경이나 간접적인 표현을 통해 어두운 현실을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동산으로 그려내고자 한 의도는 신선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색감이나 촬영기법과 같은 겉으로 보이는 측면을 제거하면 이 같은 소재에서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과 인물 설정이 아쉬웠다. 무엇보다 영화가 내내 쌓아올렸던 감정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생뚱맞은 엔딩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