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Dunkirk)

2017.07.22(토) 18:10~20:06

★★★☆



전쟁이라는 거대한 운명 앞에서 무력한 인간상을 그리는가 했더니 엔딩에 이르러 국가라는 이데올로기 속 승자에 의한 영웅담으로 변질되다니. 그리고 이러한 영웅담에 냉소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만의 전쟁에서 배제된 채 승자도, 패자도 될 수 없었던 민족이었기에 피날레를 장식하는 처칠의 연설이 그 어떤 정서적인 동질감도 불러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다만 전쟁을 질서정연한 고요함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특정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음으로써 전쟁을 통해 이루어지는 인간의 사물화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기차를 타고 고향에 도착한 순간 다시 인간으로 취급받을 수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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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