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017

 

 

1. 좋은 가치관을 가진다는 건 대체 뭘까? '정답'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 존재했으면 좋겠다.

 

2. 최고와 최악을 구분하는 경계선은 한 끗 차이다.

 

3. 교양 있고 예의 바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어쩜 다들 이렇게 불친절할까. 웃는 얼굴로 타인을 대한다면 서로가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텐데 왜들 그렇게 적대적이고 날카로운 태도를 취하는지 모르겠다.

 

4. 항상 같은 얼굴에 비슷한 제품과 일정한 실력으로 화장을 함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은 왜 날마다 천지차이인지 정말 미스테리. 안 따라주는 날은 지금까지 수백 번은 그렸을 아이라인 꼬리를 빼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전날 술을 먹지 않고 숙면을 취했음에도 화장 상태가 별로라면 그건 나이 탓인가, 젠장.

 

5. 데이그램은 역시 적당히 바쁜 일상 속에서 쓸데없는 상념들이 부풀어 오를 때 그 가치를 톡톡히 발휘한다.

 

6. 지금껏 책을 읽어오면서 깨달은 유일한 진리는 책의 두께는 완독하는 시간과 절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러한 생각에 힘을 싣게 해 준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 삼십오 년째 책과 폐지를 압축하며 자신이 압축했을 백과사전들과 흡사한 모습이 되어버린 나처럼 작가의 인생과 가치관을 아주 꾹꾹 눌러 압축한 가볍지만 무거운 책이었다. 좀처럼 넘어가질 않는 페이지에 내가 아직 독서 레벨 하수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7. 한여름의 불면증에서 벗어나는 법 :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그리고 담요를 벗 삼아 카프카의 <소송>을 읽으면 꿀잠을 잘 수 있다.

꿀잠을 자고 싶으면 노잼의 대명사 카프카를 읽으면 된다. 카프카의 책을 읽고 있으면 그동안의 피곤을 날려버리고 푹 잠들 수 있다. 아주 수면제가 따로 없어. 중간에 깨더라도 걱정 말아요, 책을 펼치면 금방 다시 꿈나라 여행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흥미나 문장 자체는 술술 읽히는데 왜 잠이 쏟아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분명 책을 펼쳐놓고 읽은 시간보다 졸았던 시간이 훨씬 길거야.

 

8. 복종과 순결을 강요 당한 아이들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하얀 리본>, 중산층 지식인의 위선과 자기합리화를 파헤치는 <히든>, 죽음을 받아들임에 있어서 노부부의 숭고한 사랑을 표현한 <아무르>, 억제된 욕망의 표출을 보여주는 <피아니스트>까지, 사회의 윤리적 붕괴와 인간 본연의 다양한 욕망을 탐구하는데 있어서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스토리텔링과 연출력은 정말 천재적인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비극을 그리는 감독의 'Happy End'라니 제목부터 반어적인 <해피 엔드>의 개봉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9.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는 언제나 좋은 것 같다. 마치 폭포의 한가운데 서서 모든 상념을 떠내려 보내는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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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