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드는 몇 편 본 적 있지만 중드는 보보경심과 난릉왕 같은 시대극 정도만 봤는데 타래료 보고 중드 현대극도 꽤나 세련되어졌구나, 하고 생각했다. 작중에 영드 셜록의 브금을 삽입할 만큼 중국판 셜록을 의도했으나 중국이잖아요, 영드의 영상미나 연출을 따라가려면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잖아요.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수사물로도, 로맨스물로도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초반부에 전체적으로 중국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는 참 좋았는데 한 에피소드가 각각 4화 분량 정도를 차지하니 드라마가 조금 루즈해지는 느낌. 무엇보다 중후반으로 흘러갈수록 추리물을 표방한 로맨스물로 드라마가 점점 변질되는데 보교수와 간요 사이의 치명적인 사랑에 전혀 공감할 수가 없어서 드라마의 재미가 급격히 떨어졌다. 중국어는 니하오, 씨에씨에 밖에 모르는 나조차 발연기라고 느낄 정도로 간요를 연기한 마사순의 연기력 부족과 시청자를 따돌리고 혼자 앞서가버린 보교수의 감정 덕분에 그들이 보여주는 세기의 사랑에 나의 표정은 ?_? 그래도 홍콩과 미국으로 드라마의 배경이 옮겨지기 전까지는 은근 흥미진진해서 하루만에 10여 편을 달릴 만큼 꽤나 집중해서 봤다.(여기에는 시험기간이라는 점도 아주 크게 작용했지만) 추리물임에도 중국의 검열 수준이 있어서인지 그렇게 잔인하지도 않고 꽤나 허술한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아무 생각없이 그저 시간을 보내기에는 적당했어.


타래료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곽건화 영상화보집이라고 칭하던데 그 마음을 백번 이해했다. 드라마 내내 수트입은 화꺼, 운전하는 화꺼, 잠자는 화꺼 등등 화꺼의 다양한 모습을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음. 감독님이 배우신 분인지 항상 화꺼를 클로즈업으로 잡아주셔서 움짤 만들 때도 무척이나 편했다. 감독님, 화꺼의 아리따운 모습을 이렇게 남겨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배우 '곽건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중화권 배우로는 양조위와 진백림 이후로 팬이 될 만큼 빠져들었건만 왜..... 타래료 끝낸 이후에 화꺼의 필모를 훑기 위해 경세황비와 전장사를 다운해뒀는데 덕분에 외장하드가 가벼워지겠네. 겉으로는 사회주의적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의 사상 검증은 익히 알고 있고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행해졌던 문화혁명과 같은 어두운 역사의 반복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어쩔 수가 없네. 때로는 누군가를 좋아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관문이 참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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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YOUN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