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드팬들 사이에서 한창 핫할 당시에는 심드렁하다가 이제서야 mmfd에 빠진 나는야 트렌드세터. 뻔한 하이틴 드라마 혹은 신데렐라 스토리일 것이라고 비웃었던게 나일리가, mmfd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결핍'에 관한 드라마였어. 실제 다이어리를 훔쳐보는 듯한 연출로 레이의 감정과 내면이 숨김 없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그 나이 또래의 감성을 너무나도 잘 살려낸 것 같다. 특히 여자 아이들에게 있어서 베스트 프렌드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존재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질투하는 상대 또한 될 수 있다는 미묘한 관계에 대한 표현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사실적이라 놀랐다.


비록 레이가 처한 상황이나 성격적인 부분은 나와 판이했지만 타인이 보는 나는 과연 정말 '나'인가? 진정한 나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그렇게 보여지길 바라는 '나'였던 건 아닐까. 꾸며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똑바로 마주보는 자세가 필요함을 알고 있지만 겁쟁이인 내겐 그럴 용기가 없지. 레이의 몸무게나 자해행위는 다소 극단적이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날씬하고 몸매가 좋은 누군가와 나 자신을 비교하며 그렇지 못한 내 몸을 부끄럽게 여긴다. 특히 요즘 같이 미디어에서 여성에게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항상 사회에서 10점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을 보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자기혐오에 빠지게 된다. 기준은 타인의 잣대가 아닌 나 스스로인데.


레이와 핀의 관계는 결국 이어지지 못한 채 끝맺게 되지만 난 드라마의 환상을 깨부순 현실적인 그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부터 레이와 핀은 둘 사이의 균형이 확연히 레이에게 치우쳐져 있는 불완전한 관계였고, 레이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을 구해줄 백마 탄 왕자님만을 그리는 두려움에 빠진 어린 소녀가 아니다. 레이에게는 자신을 지탱해 줄 누군가 없이 스스로 당당히 일어설 발판을 마련한 시기가 찾아왔으니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지금은 레이와 핀이 걸어가야 할 길이 다를 뿐, 그 길의 여정에서 다시 서로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향해 한 발을 내딛은 레이와는 달리 나는 여전히 제자리에 멈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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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YOUN SKIN